일민시각문화2 새마을_근대생활이미지
Ilmin Visual Culture 2_The Image of Korean Modern Life
2006.03.03.(Fri) ─ 2006.04.16.(Sun)

우리나라 시각문화에 있어서 기초연구의 필요성이 나날이 절실해지고 있다. 우리를 스스로 알고, 또 우리를 남에게 알리기에 시각적 이미지, 즉 시각문화가 매우 중요한 잣대가 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 바삐 돌아가는 세상의 흐름 속에서 미처 알아채지 못하고 지나치는 우리의 모습을 살펴보고 이를 연구함으로써 우리가 지닌 문화적 정체성을 다져가야 할 것이다.

지난해에 시각총서발행이라는 작은 한 걸음을 내딛은 일민문화재단은 올해에 그 두 번째 총서를 발간하게 되었다. 이번 작업은 ‘한국 근대건축/문화/공간에 나타난 한국 근대의 정체성 혹은 자기인식에 관하여 라는 주제로 시작했고, 방법적으로는 건축물을 실제적으로 드러낼 수 있다는 점에서 사진이라는 매체를 택했다. 효율적인 진행을 위해 대상을 서울, 경기, 강원, 충청남북, 경상남북, 전라남북 그리고 제주지역으로 나누고 사진작가 7명을 선정하여 해당 지방의 건축물을 찍도록 했다.

이 작업은 기존의 근대건축물 관련 문화재 중심이 아니라 일반 근대건축 공간 모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건축물뿐 아니라 건축공간과 연관된 모든 대상물들, 즉 환경조형물, 기념비, 기념탑, 동상, 간판, 시각디자인, 관광 상품 등이 포함되며, 전망 및 조경디자인, 학교 운동장이나 거리, 정원 등 건축에 부속되거나 외적인 공간까지 아우른다.

대상 건축물들은 시기적으로는 일제강점기를 포함해 70년대까지를 다루되, 주로 해방 이후로부터 6,70년대의 문화를 담고 있는 공간들을 중심으로 진행했다. 이 작업의 어려움은 바로 여기에 있었다. 흔히 문화재 급 사진집에서 보아온 건축물이 아닌 우리 근대문화의 정체성이 담긴 공간을 찾는다는 것은 낯설고 생소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화되지 않은 온전한 우리의 삶이 담긴 공간과 그에 얽힌 우리의 모습을 찾는 일에 대해서 이 작업이 이루어지는 동안 점점 그 중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다.

근엄함이나 엄숙함, 진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근대사진에 익숙한 많은 이들은 이 사진들을 보면서 생경함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그다지 아름답지 않은 과거를 들추는 일에 불쾌할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덕수궁 안에 자리한 고적한 고옥에 전깃줄이 철없이 엉켜진 모습, 일본의 잔재가 느껴지는 나라 구석구석의 길모퉁이, 잘살기 운동의 여파로 세트장이 된 듯한 농촌의 집들, 반공의 상징 또는 독재의 상징물로 우뚝우뚝 솟아있는 철물들, 바로 이들이 우리가 살아오고 지나온 모습임을 새삼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들에게 애정 어린 마음이 생기는 것 또한 부인하지 못하리라 생각한다.

이 작업에 동참한 구성수, 남민숙, 신기선, 이재갑, 이정록, 장용근, 최원석 등 7명의 작가들은 인근의 주민들에게서 들은 건축물 관련 사연이나 설명, 자신의 느낌 등을 기록하고 전달함으로써 내용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었다. 아울러 이 책에는 이미지에 어울리는 근대시를 선별하여 함께 실음으로써 근대시각문화를 확장하는데 보탬이 되도록 하였다. 이 시각총서가 더욱 의미 있는 작업으로 지속되길 기대한다.

김태령 / 일민시각문화 편집위원회

참여작가
구성수, 남민숙, 신기선, 이재갑, 이정록, 장용근, 최원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