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민미술관 2017 여름 특강 – 인문학 썸머 스쿨
2017.08.02.(Wed) ─ 2017.08.25.(Fri)
Exhibition Hall 3

프로그램 소개
일민미술관에서는 여름 방학을 맞아, 영화, 인지과학, 미학 등 다양한 방면의 주제들에 대해 보다 깊이 있게 배우고 함께 사유해 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매체의 발전과 환경 변화에 따라 위치를 변화시켜온 영화 예술의 발자취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볼 ‘네르발적 산책: 열세 번째 이미지에 대한 네 가지 상상’(유운성), 그간 과학적 사유의 대상이었던 ‘인공지능’에 대한 철학적인 고찰을 시도해 볼 ‘알파고 시대에 인간을 다시 묻다’(김재인). 그리고 예술의 역사 속에 있었던 연대와 집단 운동의 양상을 짚어봄으로써 오늘날 문화와 정치의 만남에 대해 생각해 볼 ‘집단적 예술운동에서 공동체 혹은 공통성’(양효실)이 열릴 예정입니다. 강연은 모두 총 4강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전 등록을 완료하신 유료 수강생에게만 공개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1) 유운성, 네르발적 산책
: 열세 번째 이미지에 대한 네 가지 상상
지금 여기에서 영화의 위치를 다시 가늠해 보자. 영화란 20세기에 속한 것이지만 그럭저럭 우리의 세기에도 잔존하고 있는 예술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영화는 더 이상 대중예술로서 존재할 수 없을 만큼 주변화됨으로써 비로소 진정한 예술의 지위에 오르게 되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세계의 복제와 재생이라는 꿈, 19세기에 이미 (기술적으로는 아니더라도) 상상적으로는 완결되어 있던 꿈을 시네마토그래프라는 임시변통의 장치로 구현한 것이 운 좋게 20세기의 인간들을 사로잡았던 것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가 하면 영화란 새로운 시청각 매체가 등장할 때마다 그것을 통해 자신의 은유를 부단히 갱신하는 잠재적이고 가변적인 개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 가운데 어떤 것도 부정하지 않고 그렇다고 해서 특별히 어떤 것을 긍정하지도 않는 영화라는 모호한 대상을, 자신의 꿈과 환각을 통해 영화를 ‘미리’ 엿보았던 19세기의 작가 제라르 드 네르발의 발걸음을 따라 추적해본다. 네르발의 작품에서 하나이면서 여럿, 유일하면서 다르게 반복되는 대상의 모티브, 그리고 “네르발적 지리학의 두 가지 선택된 장소인 동굴과 미로”(장피에르 리샤르)를 참고하면서, 전시공간과 영화관 사이를 오가며 작업하는 몇몇 작가들의 작품들이 지니는 의미에 대해서도 숙고해본다. 매체 환경의 변화를 고려하면서 영화의 위치를 가늠해 볼 것이지만, 무엇보다 산책, 방랑, 배회의 영화의 대가들의 작품 안과 밖을 누비는 영화적 형상들(figures)에 주목할 것이다.

*참고도서: 제라르 드 네르발, 『오렐리아』, 『불의 딸들』 / 체사레 파베세 『레우코와의 대화』 / 장피에르 리샤르 『시와 깊이』
*참고영화: 호세 루이스 게린, , / 페드로 코스타, , / 샹탈 아커만, , , /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 / 장마리 스트라우브와 다니엘 위예, , .

8월 2일
1강. 실비 혹은 실비아, 미로로 인도하는 형상
— 호세 루이스 게린의 와
8월 9일
2강. 불의 딸들, 동굴 속에서
— 페드로 코스타의 영화와 영상설치작품
8월 16일
3강. 동방여행, 형상화와 탈형상화
— 샹탈 아커만과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8월 23일
4강. 아르테미스, 열세 번째 이미지를 기다리며
— 장마리 스트라우브와 다니엘 위예가 보는 『레우코와의 대화』

2) 김재인, 알파고 시대에 인간을 다시 묻다
“알파고”로 대표되는 인공지능의 발전은 우리 사회에 전에 없던 충격을 주고 있다. 현재로선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가야 할 가까운 미래에 대한 낙관적, 비관적 전망들은 어수선하게 교차한다. 지금까지 인공지능에 대한 담론은 주로 과학자에 의해 주도되어 왔으며, 철학적 고찰은 아직 매우 부족하고 사정이 금세 나아질 것 같지도 않다. 알파고 시대의 삶과 관련해서는 경제적, 기술적, 직업적 전망뿐 아니라 교육과 학습에 대한 혁명적 개선책, 나아가 새로운 삶의 방식에 대한 제안 등 많은 논의거리가 산적해 있다. 논의에 앞서 먼저 알아야 할 것이 몇 가지 있다. 1) 인공지능이란 무엇이며, 인간 지능과 얼마나 같고 또 다른가, 2) 인간 지능 또는 마음은 무엇이며, 어떻게 탐구될 수 있는가, 3) 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무엇인가, 4)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등. 이런 물음들을 살핌으로써 더 깊은 논의를 위한 디딤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철학적 방식으로 ‘원리적 차원’에서 인공지능과 인간 마음을 살펴보는 일은 별로 시도된 적이 없는 접근이 될 것이다.

8월 2일
1강. 인간 vs. 기계?
: 인공지능의 정의와 사례(튜링기계); 인공지능과 인간 지능의 관계; 양자의 유사성과 차이; 문제에 접근할 때 유념할 사항
8월 9일
2강. 인간 지능 또는 마음이란?
: 몸과 마음, 각각의 의미와 관계; 뇌 연구를 통한 마음 탐구의 근원적 한계; 감각과 운동, 또는 마음과 세계의 관계(윅스퀼, 마투라나)
8월 16일
3강. 인공지능이 잘 하는 일
: 알파고와 바둑, 왓슨의 의료 진단, 구글 번역, 로봇 변호사의 승소; 튜링 테스트와 중국어 방; 계산 능력으로서의 이성(라티오)
8월 23일
4강. 인간만 할 수 있는 일
마음의 진화와 생태학(베이트슨); 프로그램(알고리듬, 코딩)의 원리; 고장의 두 형식; 학습의 의미; 인간과 인공지능의 공존

3) 양효실, 집단적 예술운동에서 공동체 혹은 공통성
다원주의, 차별/차이, 약자/소수자, 문화와 정치 등등을 실제 문화운동들을 통해 이해해보자. 일상으로서의, 문화적 가시성으로서의 정치와 소수자 운동의 접합 지점들, 그들의 차이, 그들의 역동성. 우선 68년 5월과 국제 상황주의의 연관성을 통해 20세기 후반의 신좌파 혹은 신사회운동의 문화적 실천, 저항의 당대성을 살펴본다. 그리고 네그리튀드, 치카노운동, 게릴라 걸즈, 액트업 등에서 나타난 소수자 정체성 실천과 ‘정치적 올바름’은 어떻게 연동하고 분산되는지, 그리고 정치적 올바름의 문화적 의의와 한계를 살펴본다. 다음으로 청년문화로서의 히피, 펑크, 레게, 힙합의 지역성, 문화적 스타일의 차이를 통해 국제적인 스타일로, 혹은 문화상품으로 흡수되기 전 대중문화의 다수성 혹은 복수성을 이해해본다. 마지막으로 홍대 앞 칼국수집 두리반의 철거현장에서 ‘잘 놀았던’ 인디 뮤지션들이 성취한 ‘코뮌’의 형상을 통해 문화와 정치의 만남에 대해 재고한다.
*교재: 양효실, 『권력에 맞선 상상력, 문화운동 연대기』, 현실문화, 2016

8월 4일
1강. 국제 상황주의와 5월 문화혁명
8월 11일
2강. 소수자 운동의 정체성 정치와 PC/unPC
8월 18일
3강. 히피, 펑크, 레게, 힙합에서 본 청년문화의 미적 스타일
8월 25일
4강. 두리반 농성과 자립음악생산조합에서 본 코뮌

강연자 소개
유운성. 2001년 《씨네21》 영화평론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2004년부터 2012년까지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를 역임하고,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문지문화원사이 기획부장으로 일했다. 현재 《인문예술잡지 F》의 편집위원이자, 《오큘로》의 공동 발행인이며, 단국대학교 영상콘텐츠전문대학원 초빙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편집한 책으로 『칼 드레이어』, 『로베르토 로셀리니』, 『페드로 코스타』 등이 있다.

김재인. 서울대학교 철학과에서 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 강사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 『혁명의 거리에서 들뢰즈를 읽자─들뢰즈 철학 입문』『삼성이 아니라 국가가 뚫렸다─들뢰즈, 과타리 이론으로 진단한 국가, 자본, 메르스』, 『처음 읽는 프랑스 현대철학』(공저) 등이 있으며, 역서로 들뢰즈&과타리의 『안티 오이디푸스』와 『천 개의 고원』을 비롯해 들뢰즈의 『베르그송주의』, 로저 스쿠루턴의 철학 소설 『크산티페의 대화』 및 『프뤼네의 향연』, 존 라이크만의 『들뢰즈 커넥션』, 리처드 커니의 『현대 사상가들과의 대화』(공역) 등이 있다.

양효실. 서울대학교 미학과에서 2006년에 〈보들레르의 모더니티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고 서울대학교, 단국대학교 등 여러 곳에서 현대 예술, 여성주의, 대중문화를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주디스 버틀러의 『불확실한 삶』, 『윤리적 폭력 비판』 등이 있고, 논문으로 〈텍스트 실천의 관점에서 보들레르의 ‘현대적 삶의 화가’ 읽기〉, 〈타자와 실패의 윤리―주디스 버틀러와 엘리자베스 코스텔로의 교차로에서〉 등이, 저서로 , 이 있다.

강연자
유운성, 김재인, 양효실

장소
일민미술관 3층 강연실

일시
1) 유운성 – 2017년 8월 2일, 9일, 16일, 23일 (매주 수요일) 오후 4시
2) 김재인 – 2017년 8월 2일, 9일, 16일, 23일 (매주 수요일) 저녁 7시
3) 양효실 – 2017년 8월 4일, 11일, 18일, 25일 (매주 금요일) 저녁 7시

수강료
강좌당 6만원 (3강좌 모두 수강시 15만원)

문의
일민미술관 학예실
info@ilmin.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