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토크: 권하윤

1920 기억극장 《황금狂시대》 작가와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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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검열의 경계에서:

미디어아티스트 권하윤은 1934년의 서울을 산책한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서 영감을 받아, 관람객들이 당시 시대상을 관찰자의 입장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신문 아카이브와 VR가상현실을 결합한 몰입형 설치작품을 선보인다. 권하윤의 <구보, 경성 방랑>은 가상현실을 통해 1920—30년대 한국 언론의 관점으로 당대 ‘만문만화’의 캐리커처와 함께 도시 경성을 탐험하며, 경성 시민의 일상생활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관람객들을 가상의 세계로 초대한다. 1924년 시작된 언론탄압으로 시사만화는 거의 사라지고 30년대의 도시풍경을 주된 내용으로 다루는 만문만화가 주된 장르로 등장했다. 작가는 당시의 가난과 구시대적인 한국사회의 단면은 조롱하는 만문만화 속 캐릭터들을 통해, 검열로 인해 삭제되거나 지워진 사건들을 상상하며 경계를 넘나들 수 있는 가상현실 속에서 역사 속 사라진 이야기들을 연결한다. <구보, 경성 방랑>은 과거와 현재의 경계면이 순간 포개졌다가 이내 다른 차원의 시공간으로 이동하며 100년의 도시공간과 일상적 사건을 고유의 방식으로 체험함으로써, 구보씨 이야기와 오늘날 우리 사회 모습을 동시에 바라볼 수 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