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후_김우영 프로젝트
There After_Kim Woo-young Project
2003.04.24.(Thu) ─ 2003.05.07.(Wed)

전시제목 는 매우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작가 김우영의 시선의 변화를 의미합니다. 1989년 첫 번째 개인전 ‘New Works’에서 인간이 배제된 채 과도하게 팽창하고 있는 도시의 살풍경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그 안에 살고 있는 인간과 그의 눈으로 바라본 도시와 자연을 담아냅니다. 두 번째는 현대 사회와 위기에 빠진 서구문명 ‘그 이후’로 이는 핵폭발 이후를 그린 영화 ‘그날 이후'(The Day After)를 연상하게 합니다. 도시는 그에게 여전히 괴물처럼 자기증식을 거듭하는 하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그와 비례하여 자연에 대한 작가(인간)의 그리움과 사랑은 커지고 절대적인 가치를 얻습니다. 이를 위해 작가는 자연과 도시를 반투명 이미지로 겹쳐서 설치하는데 이는 음악적인 리듬감을 갖게 됩니다. 세 번째 ‘그 이후’는 사람이 머물다 간 ‘그 이후’입니다. 작가는 삭막한 도시와 인간적인 삶의 대비가 이뤄지는 장소를 여관, 여인숙으로 설정하고 전국의 여관을 돌아다니며 안과 밖을 촬영하고 사람들이 머무른 흔적-비누, 수건, 치약, 음료, 콘크리트 조각들 등-을 수집하여 설치합니다. 줌인 렌즈를 이용하듯 작가는 도시를 보는 시적인 시선에서 미시적인 클로즈업으로 들어가 ‘그 이후’의 오브제들에서 사람들이 남긴 사랑, 실연, 희망과 절망의 이야기를 끌어내 전시장으로 가져옵니다. 따라서 그가 촬영한 ‘여인숙 다큐멘터리’는 러브호텔로 상징되는 욕망의 이야기가 아니라 머물기와 떠나기에 관한 기호들로 쓰이게 됩니다.
이번 전시는 컨템포러리 미술관으로서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기능을 수행해나가려는 일민미술관의 변화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새로운 기획이 될 것입니다.

참여작가
김우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