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유금강夢遊金剛_그림으로 보는 금강산 300년
Diamond Mountain_Art of Kumgang from 18th Century to 20th Century
1999.07.07.(Wed) ─ 1999.08.29.(Sun)

일민미술관은 동아일보사와 공동주최로 조선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금강산을 소재로 한 미술작품과 관련 자료를 한자리에 모아 <夢遊金剛-그림으로 보는 금강산 300년>展을 마련하였습니다.
예로부터 신선이 사는 산이라는 뜻으로 선산仙山이라 불리기도 한 금강산은 그 오랜 역사, 장대한 계곡의 형상미로 인해 우리 민족 누구에게나 동경과 탐승의 대상이 되어 왔습니다. 이미 역사적 기록으로는 신라시대부터 찾아볼 수 있는 금강산 탐승은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수많은 문인, 화가들이 그 빼어난 아름다움을 시와 글과 그림으로 남김으로써 당대 예술을 대표하는 큰 자취를 남기기도 하였습니다. 이후 일제시대와 근대기를 지나면서 금강산은 정치적 질곡과 문화적 암울기에 처한 우리 민족에게 일종의 구원의 성소聖所처럼 여겨지기도 하였습니다. 해방 후 우리 민족의 명산, 금강산 탐승길은 다시 남북분단의 철조망으로 반세기 동안 가로 막혀있었으나, 그토록 꿈속에 그리던 금강산 탐승길이 한정된 코스나마 바다를 통해 열리게 되었습니다.
본 전시회는 금강산 관광이 가능해진 것을 계기로 조선시대 진경산수화의 대가로 알려진 정선의 대표적 금강산도와 김홍도의 미공개 작품, 조선시대 문인화가들이 남긴 금강산 화첩들, 이름없는 화공들이 그린 민화들, 그리고 근대기의 김규진, 변관식, 이상범의 금강산 그림으로 꾸며진 고미술분야와 반세기만에 다시 찾은 금강산을 답사하고 돌아 온 15명의 미술가들이 제작한 작품들인 현대미술분야로 나뉘어 한자리에 선보이게 됩니다. 이는 금강산을 매개체로 하여 조선시대, 근대, 현대를 관통하는 한국미술의 변천사와 흐름을 한자리에서 조망해 보는 의미 있는 기회가 되리라 봅니다.
끝으로 본 전시회를 위하여 협찬하여 주신 현대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아울러 고미술분야 큐레이팅 맡아주신 이태호 교수 및 작품대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여 주신 고려대학교 박물관을 비롯한 국내외 대학박물관 관계자 여러분, 귀한 작품을 흔쾌히 대여해 주신 개인 소장가들, 그밖에 전시의 순조로운 진행을 도와주시고 조언해 주신 많은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1999년 7월
일민미술관 관장 안경희

참여작가
김선두, 김호득, 문봉선, 민정기, 박화영, 백순실, 송필용, 신장식, 안성복, 육근병, 윤동천, 윤석남, 이종상, 이형우, 황용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