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민미술관은 故일민 김상만(一民 金相万)선생 타계 5週忌를 맞아 특별전인 <일민의 숨결>전을 마련합니다. 일민미술관이 개관한 지 2주년이 되기도 하는 시점에 우리는 민족미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일민선생의 수장품들을 공개하게 된 것은 대내외적으로 의미 있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일민선생은 1949년 언론계에 투신한 이래, 국외적으로 국제적인 언론인으로서 문화외교사절로서 그 소임을 다하였을 뿐 아니라, 국내적으로는 교육, 체육, 문화 등 각 분야에 걸쳐 많은 업적을 남겼습니다. 특히 예술과 문화에 대한 열정은 남달라서 1960,70년대를 지나면서 경제적인 성장은 이루었으나 문화의 볼모지나 다름없었던 우리 나라의 문화예술의 발전을 위하여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국제적인 명성을 지닌 공연단체나 음악인들을 초청하여 내한공연과 연주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했으며, 명망 있는 화가와 서예가들의 회고전을 개최하여 우리 국민들로 하여금 순수예술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였습니다. 선생은 동아일보사의 연극상, 공예대전, 사진살롱, 미술제, 무용상, 음악콩쿠르 등 공모전과 문화행사를 창설하여 한국 문화예술계의 발전에 견인차적인 역할을 하였습니다.
일민선생은 또한 미술품 수집에도 관심을 지녀 고려청자, 조선백자, 분청사기 등을 포괄한 도자기, 수묵화, 서첩 등 고서화, 목가구와 나전칠기 등 공예품, 근대 미술기의 서예와 회화작품들을 소장하여 일민컬렉션을 이루었으며, 이는 일민미술관 설립에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이번 <일민의 숨결>전에서는 일민미술관 3층 전시실을 새롭게 단장하여 일민컬렉션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선별한 120여 점의 주요 소장품들을 선보이게 됩니다. 이 전시를 통해 우리 문화와 함께 살다간 일민선생의 선비다운 모습과 향기를 되돌아 보고 작품마다 스며있는 옛 선비, 이름없는 도공과 장인들의 숨결 위에 어우러진 또 하나의 숨결을 음미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 전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자문과 옥고를 써주신 정양모 국립중앙박물관장님 최공호 마사박물관장님, 서예의 해제를 맡아주신 하영휘 선생과 전시관계자 여러분의 노고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1999년 1월
일민미술관 관장 안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