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동아미술제 전시기획공모_진달래도큐먼트 02 詩集 금강산
2006 Dong-A Art Festival_ Jindalae Document02 Visual Poetry_Kumgangsan
2006.06.23.(Fri) ─ 2006.07.12.(Wed)
Exhibition Hall 1,2

2006 동아미술제 전시기획공모 심사평
금년부터 동아미술제가 작품공모에서 ‘전시기획공모’로 바뀌었다. 작가의 활동이 각종 협회나 이해 집단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작가로서 등단하고 인정받기 위해 공모 형식의 미술제에 의존하는 방식은 이미 상당히 시대에 뒤처진 것이다. 그것은 대학 주로, 일부 대학교수 작가들 과 현장을 끈끈하게 이어주는 보수 권위주의의 젖줄이었고, 강인한 작가를 키워내지 못하는 취약한 미술 풍토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작가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미술이 사회 안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질문하고 새롭게 문맥을 만들고, 국가의 장벽을 넘어 소통하며 함께 협력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고 실천하는 것이 필요한 시대이다. 여기서 안목 있는 전문 기획자, 비평가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
금년 동아미술제의 구조적 변화는 작가를 단순히 발굴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전시기획 공모제의 도입을 통해 작가를 찾고 기획자를 양성하면서 국내외 미술 현실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그러나 그에 수반하는 문제점이 없는 것도 아니다. 전시기획 공모는 아이디어만 받고 심의하는 것이니만큼, 그것은 실제 전시의 결과와 다를 뿐 아니라 전시가 이뤄지는 과정을 실제로 측정할 수 없다는 점이다. 과정을 통해 성장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 토론하는 풍토가 아쉽기만 하다. 이 새로운 출발은 낡은 틀과 비효율을 줄이는 대신에 새로운 실험과 모험을 향해 첫발을 내딛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해를 거듭하면서 제도가 계속 보완되어갈 것이다.
공모에 응한 것은 총 32편이었지만, 장시간 토의와 심의를 거쳐 1편을 선정했다. 5시간이 걸린 심의 과정에서 위원들 간에 이견은 전혀 없었던 반면에, 이 새로운 제도의 의미와 운영에 대해 많은 의견 개진과 대화들이 오고 갔다. 첫 회이지만 참신하게 여겨지는 전시 기획안이 드물었다. 좀더 오랜 연구와 실질적인 문제의식에 기초한 안들이 없었던 탓으로 본다.
그 가운데에서 눈에 들었던 것은 젊은 시각예술 집단 ‘진달래’의 15명 동인들이 만드는 전시 기획안이었다. 《진달래 도큐먼트 02:Visual Poetry – 視集 금강산》이라는 안은 도큐먼트 시리즈 중의 하나로서, 동인들이 2005년 9월 금강산 관광을 다녀와서 구상이 이뤄진 것이다. 기획자는 “20세기 이념 대립의 유물인 한반도 분단이 동시대인들에게 어떤 의미이고, 얼마나 참담한 역사의 아이러니인가를 각자의 목소리로 담아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마이너’ 장르에 속한 매체들을 다양하게 활용하면서 분단 현실의 복잡한 문제에 접근해 들어가려는 시도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영철 / 심사위원장
김태령, 최범 / 심사위원

역사의 아이러니를 보고視, 노래詩하다
은 대한민국의 젊은 시각예술인 집단 진달래의 동인 17명이 매번 다른 기획자가 기획한 방향과 방법으로 진행하는 ‘진달래 도큐먼트 시리즈’의 두 번째 작업이다. 전시의 제목 ‘視集 금강산’에서 알 수 있듯이 이번 전시는 ‘금강산’이라고 하는 상징적 공간을 자본주의 체제의 남한에 거주하는 30-40대의 시각 예술가들이 직간접적으로 보고視 노래詩하는 과정을 담은 것이다. 본디 동북아시아를 넘어 유라시아 전역에서 빼어난 아름다움으로 유명한 금강산을 두고 육당 최남선은 “조선심朝鮮心의 물적 표상, 성적聖的 존재”라고 까지 말한 바 있다. 또한 금강산은 이 땅에서 세 가지 다른 이름을 지닌 하나의 민족이 마주할 수 있는 유일한 합법 공간이며, 동시에 남한의 많은 젊은이들에게는 어린 시절 흥얼대던 동요에나 등장하는 곳으로 알고 있을 정도의 무관심의 대상이자, 실향민들이나 다녀오는 골치 아픈 관광지라는 현실적 의미를 지니고 있기도 하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2005년 9월 이른바 ‘금강산 관광’을 다녀온 진달래 동인들은 20세기 이념대립의 유물인 ‘한반도 분단’이 한민족을 비롯한 동시대인에게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역사의 아이러니인가를 각자의 목소리로 담아냈다. 전시는 1, 2층으로 나누어 진행된다. 1층에서는 금강산에 주목한 동인들의 시각을 담은 출판물을 펴내는 과정과 결과를 서술하였고, 2층에서는 금강산을 넘어 세상으로 확장된 시선을視 모아集 놓았다.
김경선 / 기획자

참여작가
김경선, 김두섭, 김수정, 김재훈, 민병걸, 박희성, 백현희, 안병학, 안상열, 이관용, 이기섭, 임정혜, 조현, 최병일, 한명수

기획_김경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