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동아미술제 전시기획공모전_여의도비행장에서 인천공항까지
2011 Dong-A Art Festival_From Yeoido to Incheon
2011.11.29.(Tue) ─ 2012.01.29.(Sun)

기획글

1960년대부터 최근까지 다양한 이유로 해외에 나갔던 사람들이 국내로 반입한 물건들과 여행과 이주에 관한 작가들의 작업을 병치시키는 <여의도 비행장에서 인천공항까지>는 일차적으로는 한국인이 다른 문화와 조우하는 방식과 그 속에 내재된 스스로의 문화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조망하는 전시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수백 점에 달하는 물건들이 작가들에 의해 미술관으로 옮겨지고, 분류되고, 디스플레이 되는 과정을 통해서 물건과 예술작품, 작가와 기획자 그리고 미술관과 박물관 사이에 작동하는 역학관계들을 표면화시키는 전시이다. 동시에 이 전시는 여행객들의 물건을 동시대 예술작품과 마찬가지로 개인적인 기억과 사회적인 기억이 교차하는 현장이자 자아와 타자, 혹은 ‘우리’와 ‘그들’의 문화 사이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혼돈 그리고 융합의 과정을 드러내는 매개물로 제시하고자 한다.

이 전시는 한국인의 해외여행패턴과 타 문화에 대한 인식이 급격하게 달라지는 1989년을 기점으로 두 개의 섹션으로 나뉜다. 1층은 해외행자유화 이후의 관광, 유학, 출장 등을 중심으로 구성되고, 2층은 파월장병, 독일파견 간호사, 중동 건설현장의 근로자 등 주로 국가차원에서 수행된 전쟁이나 경제개발 프로젝트와 연관하여 해외에 나갔던 사람들이 가지고 온 물건과 정치, 경제적인 목적에서 이루어진 이주에 관한 작업으로 이루어진다. 이 전시에 선보이는 물건들은 10대에서 80대까지의 연층을 구성하는 65명의 물건 대여자들이 지난 50년 동안 해외에서 가지고 온 것들로 개인이 다른 문화를 습득하고 소비하는 방식이 자의적인 것이기 보다는 그가 속한 시대와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해외여행자유화 이전에 국외로 나갔던 사람들은 라디오, 전축, 시계, 카메라, 슬라이드 프로젝터 등 주로 전자제품을 가지고 왔다. 이에 반해 해외여행자유화 이후에 유입된 물건들은 열쇠고리, 냉장고 자석, 머그잔 같은 소형 기념품을 비롯하여 명품 붐과 함께 수요가 급증한 핸드백 그리고 중동의 히잡, 중국의 인민복 모자와 모택동 인형, 자마이카의 양념, 외국의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각종 빈티지 물건 등 이국적인 것에 대한 관심과 취향의 다변화를 반영하는 것들이다.
전시장에는 여행객들의 물건뿐만 아니라 설치, 영상, 드로잉, 사진 등 23명 작가의 작업 혹은 프로젝트가 여행과 관련된 아카이브 자료들과 함께 전시된다. 관객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QR코드화된 작업과 물건에 관한 다양한 자료에 접근할 수 있으며 전시 블로그인 <기념품가게 http://thegiftshop2011.wordpress.com>을 통해 여행에 관한 자신들의 사진이나 사연 혹은 전시에 관한 소감을 올릴 수도 있다.
_기획자/이혜원, 고동연

심사평
2011 동아미술제 전시기획공모, 큐레이터와 아티스트 발굴을 넘어 세미나와 워크샵을 통해 전시기획과 연출을 업그레이드 합니다. 동아미술제 전시기획공모는 두 마리 토끼, 즉 큐레이터와 아티스트를 동시에 발굴하는 공모입니다. 동아미술제는 2006년부터 작품공모에서 ‘전시기획공모’로 바뀌었습니다. 따라서 동아미술제 전시기획공모는 이제 6살이 된 셈이죠. 동아미술제 전시기획공모 이후 국내 미술계는 기존 미술관의 큐레이터 인턴쉽을 넘어 전문적인 큐레이터 양성과 관련하여 각종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동아미술제 전시기획공모가 시작되고 난 4년 후인 2009년 광주비엔날레재단이 주최하는 비엔날레 예술감독과 큐레이터들이 연사로 나서 코스에 참가한 젊은 큐레이터들과 함께 오늘날 시각문화현장에서 논의되는 첨예하고도 다양한 담론들을 토론하는 광주비엔날레의 큐레이터 코스를 개설했습니다. 같은 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미술관은 역량 있는 작가와 큐레이터를 대상으로 하는 전문가 성장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트선재센터 역시 2009년부터 동시대미술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전문가의 강연 프로그램인 Art Lecture at Artsonje를 추진하고 있는데, 올해 주제는 “창조자로서의 큐레이터(The Curator as Creator)” 였습니다.
2010년부터 대안공간 반디는 큐레이터 교육 프로그램을 신설하여 현장에서 활동하는 큐레이터들의 경험담을 듣는 강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1년 두산갤러리는 신진 큐레이터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두산 큐레이터 워크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선발된 참가자들은 1년간의 세미나와 워크샵 과정을 거쳐 프로그램 말미에 두산의 지원을 받아 서울과 뉴욕의 두산 갤러리에서 공동으로 전시를 기획하게 된다고 합니다.
동아미술제 전시기획공모는 한국 시각문화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전시기획안을 발굴하는 공모전입니다. 따라서 동아미술제 전시기획공모는 큐레이터와 아티스트를 동시에 발굴하는 공모전이 되는 셈이죠. 이번 공모전에는 총30편을 공모했는데 그 중 개인전(1편)과 출품취소(1편)를 제외한 복합(21편), 회화(4편), 시각예술(2편), 평면 설치(1편) 등 총28편이 공모되었습니다. (본 공모는 본인의 개인전을 불가 한다는 방침이기 때문에 기획자 개인전 1편은 공모선정에서 제외되었습니다.)
2011 동아미술제 전시기획공모 심사는 지난 6월 17일 5명의 심사위원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의 심사로 진행되었습니다. 우선 심사위원들은 28편의 전시기획안과 참여작가 자료들을 개별적으로 검토했습니다. 그리고 심사위원들은 각자 기획안을 선정하였습니다. 개별 심사위원들이 선정한 기획안 중에 공통으로 선정된 작품들에 대해 논의를 했습니다. 결국 심사위원들은 논의를 통해
이혜원 & 고동연의 <여의도비행장에서 인천공항까지> 기획안을 선정하였습니다.
이혜원 & 고동연의 <여의도비행장에서 인천공항까지>는 한국인의 해외여행패턴과 타 문화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조망하는 기획입니다. 우리나라는 1989년부터 해외여행자유화 조치가 취해졌습니다. 해외여행자유화는 이미 10여 년을 훌쩍 넘겼습니다. 따라서 한국인의 해외여행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되어야만 할 시점이란 점에서 이혜원 & 고동연의 <여의도비행장에서 인천공항까지>가 시의 적절할 뿐만 아니라 비예술적 의도에서 선택된 일반여행객들의 오브제와 아티스트들의 오브제들을 접목시켜 한국 시각문화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전시기획으로 심사위원들은 판단했습니다.
동아미술제 전시기획공모 사업팀은 올해부터 세미나와 워크샵도 개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이혜원 & 고동연의 <여의도비행장에서 인천공항까지>는 해외여행에 대한 인문학적 고찰을 할 수 있는 세미나를 개최한다면 전시의 의미를 더욱 깊게 살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심사위원들과 2명의 기획자 그리고 23명의 아티스트 또한 65여 명의 오브제 대여자들로 구성된 워크샵을 개최한다면 전시연출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2011 동아미술제 심사위원장 류병학

참여작가
박재영, 오인환, 김상균, 신광, 윤수연, 서원태, 양민수, 노승복, 함혜경, 김정은, 김월식, 임흥순, 이한열, 신혜은, 황은옥, 박나래. 박민숙, 김언경, 박진홍, 고진영, 임상빈, 이종현, 윤수일(23명)

전시기획_이혜원, 고동연
디스플레이_오인환
월 텍스트_김우임
캡션_박민숙
물건대여자_이기언, 전옥임, 이명식, 고종래, 이향미, 이향이, 이형준, 강윤정, 고동연, 심형섭, 고동희, 이경화, 이동용, 이지원, 이혜원, 이병종, 이미혜, 이종명, 이미경, 김수영, 강석호, 윤수연, 윤성근, 이승, 김세훈, 조혜영, 김원혜, 채지영, 채주영, 김이순, 김정은, 서원태, 박순옥, 신혜은, 이종현, 이승진, 이동영, 장혜원, 위동일, 안경화, 성시문, 김영옥, 김의연, 정윤미, 조은자, 한기성, 홍성은, 홍종만, 홍진기, 이상범, 노병상, 신정규, 장창윤, 이정옥, 윤지형, 윤지언, 채정남, 김수림, 이연지, 조기식, 주동진, 김동건, 송지인, 유선영, 정지선(65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