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의 리듬, 공동의 몸 공동체 아카이브» 展과 관련하여, 일민미술관과 트랜스 아시아 영상문화연구소에서 공동주최하는 아카데미가 9월 20일부터 11월 22일까지 총 8회에 걸쳐 개최됩니다. 이번 강연들은 “글로벌 시네-미디어: 공동체를 기억하다”라는 주제로 6명의 영화학자들이 아시아의 근대 제국주의 역사에 대항하여 모색해 온 새로운 공동체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글로벌 시네-미디어: 공동체를 기억하다» 강연들은 당일 전시 관람권을 소지하신 관람객 누구나 선착순으로 입장하실 수 있습니다. 관람 및 재입장 관련 안내는 미술관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참고해주세요.
1. 디아스포라 아카이브: 기억 장치, 기억의 사원 (9.20)
김소영 (한예종 영상이론과, 트랜스 아시아 영상문화연구소 소장)
카자흐스탄에서 태어난 송 라브렌티 감독은 모스크바 국립 영화학교에서 시나리오를 전공하고 카작 키노에서 시나리오 작가 및 감독으로 활동. 그의 ‹기억›이라는 단편이 ‹약속의 땅›이라는 극영화로 만들어진다. 각색- 번역의 과정에서 기억은 국가적 기억과 공동체적 기억 사이에서 동요한다. 기억의 문제로 시작해, 제국과 국가의 기억 장치(apparatus)와 공동체와 개인의 저장고(archive), 기억의 사원(shrine)의 연행성 사이의 흐름을 진단하고 송 라브렌치 감독의 유라시아 소수 민족, 종교, 생태에 관한 집단 다큐멘터리 작업을 통해 예의 디아스포라 아카이브의 장치, 아카이브, 사원의 역설적 역학을 생각한다. 이 흐름 속에서 “하위 주체의 세계주의” 라고 이름붙일 수 있는 공동체의 형성을 목격하게 된다.
2.글로벌 프리즘: 팬톰 시네마라는 인터미디어 (9.27)
김소영 (한예종 영상이론과, 트랜스 아시아 영상문화연구소 소장)
탈북 고려인 최국인 감독은 모스크바 국립 영화 학교를 졸업하고, 김일성 종파 사건을 비판한 후 소련으로 정치적 망명을 한다. 이후 소비에트 중앙 아시아, 카자흐스탄의 카작 키노에서 일하면서 ‹용의 해,1981›라는 영화를 공동 감독한다. 동투르크메니스탄 (신장 지역) 위구르의 거듭된 항쟁을 다룬 영화는 최국인 감독이 두고 온 고향 북한, 한반도의 분단 상황과 공명한다. 이 울림이 세계영화사의 이론적, 역사적 프레임의 경계 혹은 공백을 가리키며 다른 이론를 생성하게 할 수 있는가. 반그림자(penumbra), 그림자, 유령성 등의 형상 개념의 프리즘을 통해 ‹용의 해›와 김기덕 ‹빈집›, 장률 <망종> 영화를 비교한다. “팬톰 시네마 (Phantom Cinema)” 를 매개 (inter- mediate)로 월드 시네마, 글로벌 시네마에서 반그림자. 그림자, 유령으로 자리하는 영화들의 형세와 배열을 생각해본다. 월드 시네마를 여성 영화를 통해 재이론화하는 퍼트리샤 화이트 (Patricia White)의 ‹Women’s Cinema, World Cinema>와 리얼리즘 윤리로 재배치하는 루시아 나구입 Lucia Nagib 의 ‹ World Cinema and the Ethics of Realism> 와의 비교 작업이 있다.
3.러시아 혁명의 영화적 기억 (10.11)
하승우 (한예종 영상원 영상이론과 교수)
올해는 러시아 혁명이 발생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에 본 강의는 1917년 10월 혁명 후, 영화라는 시각매체가 ‘기원 서사’로서의 혁명-사건을 어떻게 재현했는지 살펴보려고 한다. 특히 영화가 나름의 방식으로 혁명-사건을 언급하는 과정을 기억이라는 렌즈를 통해 접근한다. 혁명 발생 후, 혁명의 의미가 무엇이었는가를 둘러싼 투쟁은 기억을 관통하지 않고서는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영화는 문학, 미술, 연극 등 다른 예술 분야와 함께 러시아 혁명을 기억하는 여러 방법 가운데 하나다. 당연한 말이지만 혁명을 기억하고자 할 때, 한 가지 기억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수없이 많은 기억이 존재하고, 때로 그 기억들 사이에는 화해할 수 없는 모순도 존재한다. 이때 기억은 본래부터 고정된 형태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며, 혁명-사건을 계열화하는 과정 속에서 혁명에 관한 담화를 (재)구성하는 역할을 떠맡기도 한다. 본 강의는 이처럼 혁명과 영화의 관계를 혁명 기억의 형성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봄으로써 오늘날 영화와 혁명의 관계를 새롭게 가늠하기 위한 단초를 제공하고자 한다.
4.생태 정치적 영화(Ecopolitical cinema): 지적인 작업 (Intelligent work)으로써의 다큐멘터리와 마이너리티의 공동체 (10.25)
안민화 (전 UC 샌디에고 박사후 연구원)
트럼프 시대이후, 종말시계 (Doomsday Clock)는 2분 남짓밖에 되지 않았다. 이에 미국 다큐멘터리스트, 레지스 트램블레이는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핵 전쟁의 위기를 역사적으로 추적하는 ‹자정까지 30초 (2017)›라는 영화를 만들었다. 본 강의에서는 이러한 시사적인 맥락과 함께,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의 전쟁 통치성을 생태비판적 시각으로 그린 영화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식민지적 혹은 냉전) 전쟁 통치성은 후기 산업의 재난들의 전초적인 현상들인 군사 점령, 대량학살, 이주와 자기 망명들이 일어나는 생정치적 인종주의뿐만 아니라, 생태적 위기들을 구현한다. 이러한 전쟁 통치성을 극명히 전경화한 것은 (재일) 한국인의 피폭자 재현을 담은 다큐멘티리들이다. (‹왜놈에게, 1971, 테츠로 누노가와>와 <아리랑의 노래, 1987, 박수남>) 이들 영화들은, 피폭자의 신체와 개발화/산업화된 풍경 그리고 오염된 풍경들과의 대조/비교하고 있다. 또한, 제주도와 오키나와의 전쟁 혹은 내전에 의한 학살이라는 역사를 배경으로 최근의 방사능 오염 등의 환경변화를 추적하는 다큐멘터리들 (‹비념, 2012›,‹구름비:바람이 분다, 2013›, ‹우리는 극복할거야, 2015›)은, 산업적 재해뿐만 아니라, 군사주의의 재해를 반영/비판하고 있다. 이러한 영화들을 감독이 과학적 진실과 역사적 진실을 추구하며, 피해자들의 집단 저항의 모습들을 담는 “다큐멘터리의 지적인 작업”(Jonathan Kahana)으로 분석함으로써, 다큐멘터리 영화들이 군사주의와 환경변화의 방점을 둔 생태 정치적인 담론과 어떻게 연관되어 질 수 있는지 모색하고자 한다.
5.한일 역사영화안의 기억술의 교환 가능성: 선제성 (preemption), 인구 인종주의(population racism) 그리고 연상 작용 통제(Mnemonics control)의 재전유로써의 기억술 (Mnemonics) (11.1)
안민화 (전 UC 샌디에고 박사후 연구원)
최근 일제 강점기를 그린 영화들이 트랜드이다. 과연 신자유주의와 신보수주의 시기들의 이러한 영화들은 그 전의 반일영화들과는 무슨 차이가 있으며 우리에게 어떤 시사를 던져주는가? (신) 자유주의는 경제적 위기와 안보/위기 중심의 사회성이 만든 선제성 (Brian Massumi)의 조건에 의해, 그리고 미디어의 연상작용 통제 (Mnemonic control, Luciana Parisi/Steve Goodman)를 통해, 역사적 사실을 왜곡/망각시켜왔다. 이러한 경향에 대한 반응으로, 몇몇의 극영화는 역사적 사실을 (과잉) 픽션화시킴으로써, 자기반영적인 기억술(Mnemonics)을 제안한다. 본 강의는 그 중, 일제 강점기의 실제 역사적 사건을 모티프로 만든, ‹군함도(2017), 류승완›와 ‹아시안 블루 우키시마 사건, (1995), 호리가와 히로마치›의 비교 분석과 이 사건들을 둘러싼 역사담론들을 통해서, 강제 징용과 식민지적 재난 사고가 어떻게 역사적으로 망각되어왔는지 살펴본다. 더 나아가, 각각의 영화들은 이러한 망각을 환기함으로써, 식민지 근대화시기의 온정주의적 인종주의를(polite racism)을 넘어서서, 강제 징용 노동자들에 대한 인구 인종주의(population racism)를 성찰하는데, 이것이 신자유주의/신보수주의의 인종혐오 현상과 겹쳐져 있는 지 논의하고자 한다. 결론적으로 영화들은 식민지적 재난을 각각 탈출극과 고발/증언극( 일본인의 대리적 고발과 증언)으로 치환하는데, 이러한 서사전략을 비교함으로써, 한일 내셔널 시네마들은 (신)자유주의에서 망각된 역사적 기억을 재환기시키는 기억술을 서로 제시하고 공유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한계는 무엇인지 진단해보고자 한다.
6.새로운 공동체 모색: 글로벌 작가주의(지아장커의 경우) (11. 8 -> 11.15로 변경)
김정구 (한예종 트랜스 아시아 영상문화연구소)
작가주의는 1950년대 이후 영화 이론의 발전과 대중적 수용에 있어 주요한 역할을 해왔다. 영화는 궁극적으로 작가의 것이고, 작가가 속한 국가(national)의 역사와 상황은 영화에 있어 중요한 참조가 되었다. 21세기 전지구화(globalization)의 환경 속에서, 기존의 내셔널 시네마와 작가(주의)의 의미 역시 새로운 개념화가 필요하게 되었다. 내셔널 시네마의 범주를 넘어선 글로벌 시네마의 맥락 속에서 작가(주의)는 어떠한 문제들을 담고 있는가? 중국의 지아장커 감독의 예를 통해 개인과 집단, 개인주의와 민족주의, 지역주의와 세계주의의 관계 속에서 새로운 공동체에 대한 모색에 대한 고민한다.
(스크리닝: 지아장커의 ‹세계›, ‹스틸라이프›, ‹동›을 편집하여 상영)
– Seung-hoon Jeong, Jeremi Szaniawski, “The Global Auteur: The Politics of Authorship in 21st Century Cinema”
– Barry Keith Grant, “Auteur and Authorship” 등을 이론적 논의의 출발점으로 한다.
7. 여성/모성 연대:
‹비밀은 없다>, ‹미씽>의 플래쉬백과 통감의 문제 (11.15 -> 11. 8로 변경)
배주연 (한예종 트랜스 아시아 영상문화연구소)
2016년의 큰 화두는 여성혐오를 비롯한 페미니즘 이슈의 도약과 국정농단으로 요약될 수 있다. 여성혐오 범죄와 관련한 포스트잇 붙이기, 트위터 상의 해쉬태그 운동 등은 기존의 연민이나 자기고백적 말하기 방식을 뛰어넘는 감응하는 여성 주체들의 새로운 연대운동의 출현을 의미한다. 또한 국정농단은 세월호 이후 촉발된 사회안전망의 위기에 대한 통렬한 공감대와 “이것이 국가냐?”라는 자조섞인 물음에서 드러나는 위기의식을 보여준다. 2016년 개봉한 두 편의 스릴러 ‹비밀은 없다>와 ‹미씽>은 더 이상 국가/가족의 이름으로 해결될 수 없는 위기들을 여성/모성 연대를 통해 극복해가는 영화이다.
8.영화 관객 공동체: 영화로 쓰는 문화사 (11.22)
정충실 (동경대)
영화관에서의 상업 영화 상영과는 다른 성격의 영화 상영회를 통해 영화 상영 목적, 영화 상영 조건, 관객의 관람 양상이 다양하게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보려 한다. 이는 교육영화 상영, 청년단 순회 영화 상영회, 노동자들의 영화 상영회 등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려고 한다. 이 관객과 그들의 관람양상은 균질화될 수 없기 때문에 거대 이론만으로 포착할 수 없는데, 이것에 의존하지 않는 방식으로 영화사 연구, 나아가서는 역사 연구를 어떻게 행할 수 있을지도 고민해보려고 한다.
이후 한예종 영상원에서 강의가 진행됩니다.
문의: info@ilmin.org, 02-2020-2050
※10월 4일과 18일은 강연이 없습니다. 각 강연별 일자를 참고해주세요.
※11월 8일 김정구 선생님의 강연이 11월 15일로, 11월 15일 배주연 선생님의 강연이 11월 8일로 변경되었습니다.